2022년 12월
다낭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고 해외여행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휴양지로의 휴가를 계획했습니다. 필수불가결한 아버지의 일정으로 인해서 대신 이모 두 분을 함께 모시고 가게 되었습니다. 외국인이 많은 이국적인 넓은 바다를 보고싶다고 하셔서 그나마 가까운 베트남의 다낭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유여행을 선호하지만 이모 두 분과 어머니(70대 초반, 60대 후반)를 모시고 가는 일정이라서 혼자서 스케쥴과 음식, 이동수단 등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여 패키지 여행을 선택했습니다.
아마도 패키지 여행을 준비하시는 가장 많은 이유가 여행지에 대한 정보수집 및 준비에 대한 시간부족일거라고 생각됩니다.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것을 병행하는 일은 정말 보통일이 아닙니다.
패키지 여행은 20대 초, 중반 해외여행 경험이 없을 때 몇 차례 경험해 보았고 몇 년 전 부모님 두 분(그 당시 60대 중반)을 모시고 대만의 타이베이와 태국의 파타야에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패키지 여행을 수십, 수백번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경험했던 패키지 여행의 공통점들을 모아서 정리해보았습니다.
많은 사진과 추억을 남겼고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는 행복한 여행이었지만 패키지 여행의 단면과 그 안에서는 아직도 이런 경우가 있다는 것을 꼭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작성합니다.
패키지 여행의 장점
당연히 패키지여행이 유용한 측면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을 모시고 여행을 준비하는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인 이동수단과 음식 부분입니다. 이동수단의 경우 택시를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기후와 다른 해외 여행지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며 승차거부를 당하거나 말도안되는 요금을 요구하는 등 사소한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기 마련입니다. 음식의 경우에도 어르신들의 경우 조금 민감할 수 있는데 인터넷을 통해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식당을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패키지 여행에 포함된 식사의 경우 그런 부분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확실히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또한 언어의 장벽이 문제가 됩니다. 영어가 어느정도 능숙한 청년층이나 학생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중, 장년층과 노년층에게는 확실한 문제가 됩니다. 물론 대부분의 여행지에서 초고난이도의 영어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많은 어르신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부담감과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이드를 대동한 패키지 여행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 만큼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패키지 여행의 단점
모든 패키지 여행의 단점이자 가장 큰 문제점은 불필요한 쇼핑일정입니다.
이러한 쇼핑일정을 통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패키지여행의 금액적인 부분을 충당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입니다. 가이드에 따라 다르겠지만 간혹 정도가 지나친 경우가 종종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패키지 여행 예약 시에는 상세내용에 쇼핑일정에 대한 정보가 분명히 표기되어 있긴 합니다.
"쇼핑 일정은 몇 회 입니다.", "쇼핑은 저희 여행사와 무관합니다.", "품질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물건을 사고 말고는 지극히 개인의 선택입니다. 가이드들도 그렇게 말합니다. 반드시 사지 않아도 된다고...
물론 쇼핑일정의 취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기념품으로 모든 패키지 여행에서 다양한 물건을 구매했었고 그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여행객들이 물건을 많이 사지 않는 경우 이어지는 가이드의 불평불만이 정말 귀가 아픕니다.
"이왕 사실거면 이거를 사셔라... 이것도 한개 더 하셔라..."
"이래가지고는 남는것도 없다..."
"이번 패키지 끝나면 팀장님한테 한소리 듣겠다..."
"오늘은 버스비도 안나와서 내 돈 쓰게 생겼다..."
특정 여행사와 유별난 가이드를 만났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모든 패키지여행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말투와 뉘앙스의 차이가 가이드마다 다르지만 이러한 부분은 듣는사람으로 하여금 굉장히 스트레스인 부분이 분명합니다. 상품 구매에 따른 선택은 자유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스트레스를 자꾸 주입하여 끝내 불필요한 상품을 고가에 구매하게 만드는 방식은 많은 여행객들이 패키지 여행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라 판단됩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
사실 많은 패키지 여행을 경험하면서 단 한번도 불만이나 문제점을 거론한 리뷰나 평가를 남긴적이 없습니다. 매 여행 시 여행사의 상품후기를 최대 별점으로 평가했고 가이드 입장도 생각해서 좋은 내용만 적었습니다. 패키지 여행의 당연한 운영방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다낭 여행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패키지 여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손쉬운 접근성은 다 잊어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1. 해외여행이 처음인 사람을 몰래 설득하여 초고가의 상품을 구매하게 했습니다.
동행한 이모님은 해외여행에 대한 정보나 경험이 없으신 상태였고 가이드 총각 고생한다고 밥도 커피도 여행일정 내내 사주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저도 좋은 여행분위기를 위해서 간단한 식사나 차는 항상 함께하자고 하고 안드시면 따로 챙겨서라도 드리려고 했습니다.
하나의 쇼핑일정에서 이모님이 말도 안되는 초고가의 상품을 구매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하지만 누가 들어도 말도 안되는 자칭 만병통치약... 나중에 알고보니 여행하는 중간중간 가이드는 물건을 사달라는 부탁아닌 부탁을 계속해서 이모님께 조용히 건네왔고 쇼핑센터에서도 귓속말로 계속 전했다고 합니다. 가이드가 하는 이야기가 너무 딱하고 불쌍해서 그냥 사줬다고 하시더라구요...
일단은 차분하게 어르신들 잘 모르시니까 필요한거 있으시면 저한테 이야기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말씀해주시면 적당히 팁을 드리던지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가이드에게 정중하게 말했습니다.
2. 지속적으로 본인이 먹을 비싼 식사와 커피, 디저트를 요구했습니다.
비싼 음식을 본인에게 사달라거나 커피를 사 달라고 가이드가 직접 말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았어도 모든 일정에서 식사와 차를 함께했고 중간중간 간식이나 음료도 선물했습니다. 근데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더 많은 것과 비싼 메뉴를 특정해서 계속 불필요한 말을 건네서 어르신들에게 결제를 유도했습니다.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되어서 이모와 어머니께 살짝 주의를 드렸더니 또 몰래 이모에게 추가 식비를 요구했더라구요.
정말 짜증이 너무 났습니다...
"여기는 이게 진짜 별미라는데 저는 돈이 없어서 못먹어봤어요. 오늘 같이 먹어볼 수 있을려나?"
"손님을 잘 만나면 밥도 잘 먹고 다니고 즐겁게 웃으면서 다니는거죠 뭐"
"나는 진짜 괜찮은데 어머니들이 사주시면 또 먹어야지"
"저는 사달라고 안했습니다? 그냥 필요한 설명만 드린건데 어머니가 그냥 사주고 싶어서 사주시는거 맞죠?"
별 생각없는 듯 툭툭 내뱉는 말들이 괜히 신경쓰이고 자꾸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이 두 가지 사건에서 가장 화가나는 부분은
본인은 그런식으로 말한 적 절대 없다고 오히려 적반하장했다는 점입니다. 절대 그런 이야기 한 번도 하지 않았고 그냥 식당이나 지역에 따라 가이드로써 설명만 했을 뿐인데 어르신들이 사주는 것을 본인이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행은 잘 마무리되었으나 패키지 여행에 대한 안좋은 인식이 크게 자리잡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문제와 스트레스는 모든 패키지 여행에서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크건 작건 이러한 스트레스는 단 한 번도 없던 적이 없었습니다.
또한 굳이 패키지 여행이 앞으로는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동수단을 예약하고 결제할 수 있는 어플리에이션도 많이 보급되었고 투어에 관한 상품도 모바일로 쉽게 예약하고 구매할 수 있는 시대인데 굳이 어르신들과 함께한다는 이유로 '이런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해외 패키지 여행을 또 선택하게 될까?'.. '나도 이제 서른 중반인데...?' 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더군요.
더군다나 다낭 현지에서도 한국어를 종종 찾아볼 수 있었으며 오히려 현지 상인들이 먼저 핸드폰의 번역어플을 켜서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을 보며 점차 해외여행의 난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다음 여행이 계획된다면 조금 시간을 내서라도 직접 계획하고 준비하는 자유여행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편리함과 간편함만을 추구하다가 받지 않아도 될 괜한 스트레스와 함께하거나 하지 않아도 될 감정소모를 하면서 여행하는 것 보다는 직접 계획하고 직접 준비해서 떠나는 여행이 더 의미있다는 것을 느즈막히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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